다부다처식 관계

이 글은 “불륜에 대하여“라고 앞서 작성했던 포스팅에 후속으로 쓰는 글입니다.

앞서 글에서 인간 성에 대해 평생 연구해온 헬렌피셔 박사는 TED강의를 통해 불륜은 인간의 기본 속성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불륜이니, 외도니 하는 표현은 어찌보면, 인위적으로 막는 잘못된 명칭이 아닐 까도 싶습니다.

오히려 자연계에서는 이런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곤 합니다.

사자의 무리 생활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수놈 4~5마리가 암컷 10여마리와 함께 생활을 하는데, 이들은 서로 암컷을 공유합니다. 물론 다른 사자 무리가 오면 배척하긴 합니다. 말그대로 다부다처식 관계로 나름 잘 살고 있는 거지요.

이들보다 규모가 더 한 것은 보노보나 침팬지인데, 적게는 10마리에서 많게는 100마리가 암수 섞여서 한 가족을 이루기도 합니다. 나름 수컷들간의 서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서로간에 상대를 바꿔가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섹스를 합니다. 이들에게는 이게 사랑을 나누는 행위입니다. 아마 이글을 보시는 기독교 기반 신앙인께서는 아주 지독한 난교라고 부르겠지요.

동물중에 원앙새처럼 1부1처로 행복하게 사는 동물도 많은데 하필 꼭 그런 예를 드는 이유가 뭐냐고 하실 것도 같습니다.

네, 다수의 포유류는 다부다처식이 많으나, 그나마 조류들은 일부일처제인 경우가 꽤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시나요. 원앙새 커플도, 수컷이 나간 사이, 서로 떨어져 있는때는 바람을 아주 많이 피웁니다. 대신 새끼를 키우는데 있어서는 계속 함께 한다는 측면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에게 모범이 되긴 할 거 같습니다.

재미있는 연구가 있는데, 호주와 뉴기니쪽에 있는 요정굴뚝새 커플의 새끼를 조사해보니, 자식중에 65%가 배다른 자식이었다고 합니다. 즉 암수 모두 시간날때마다 바람을 엄청 폈다는 얘기이지요. 하지만 어떻습니까, 자식만 열심히 잘 키우면 되지. 결국 조류들은 사회적 일부일처제이지, 성적 일부일처제는 아닌 셈입니다.

원앙처럼 사는 것도 나름 자연스런 방식이 되겠네요.

너도 그렇게 자유연애를 하면서 살고 싶어서 이렇게 얘기하는거냐 하실 겁니다. 네, 그런 식으로 사회가 가능하다면 그런 사회에서도 살아보고 싶긴 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질서상 그렇게 못산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단지, 인간은 사회적 일부일처제를 성적 일부일처제까지 반드시 동의해야만 절대 선이다 이렇게 가정하는 것은 자연계와 비교해볼때 오류가 있지 않나 싶어서, 좀 삐딱하게 포스팅을 해본거랍니다.


※ 사자얘기가 나온 김에, 까먹지 않으려고 조금 더 추가해봅니다. 사자 무리는 다처라고 했지요. 근데 그 다처가 할머니, 딸, 손녀딸까지를 포함합니다. 즉 암컷과 섹스를 통해 딸이 나오고 그 딸이 크면, 무리에 포함된 또다른 암컷이 된다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새끼중에 숫놈이 나오면, 아기때는 키우지만, 어느정도 크면 쫒아내서 자기 파트너들과 섹스를 못하게 아빠사자가 규율을 만듭니다

역시 고등동물인지라, 유전자 다변화를 하긴 하나봅니다. 하지만 자신은 온갖 근친짓은 다하면서요.. 물론 좇겨난 숫컷들도 돌아다니다, 늙은 숫놈의 사자 가족들을 보면, 싸워서 그 아녀자들을 뺴았습니다. 근데 더 웃긴건, 빼앗은 아녀자들 가족중에 새끼가 있다면, 그 새끼들을 다 물어죽입니다. 제 자식이 아니어서 물어죽인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보다 새끼들을 죽여야, 암컷들이 다시 발정기가 돌아와서 섹스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역시 섹스는 어떤 욕구보다 강한 것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