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가 섹스에 미치는 영향

소녀경이나 카마수트라에서는 섹스를 하기 전 분위기에 있어서, 향에 대한 업급들이 있습니다. 향은 결국에는 냄새지요. 특히 좋은 냄새를 향이라는 단어로 부릅니다.

그리고 애액을 감로수라고 칭하기도 했으므로, 맛도 좋고, 당연히 냄새도 좋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섹스에 있어서 냄새는 중요합니다. 사실 코를 막고 먹으면, 어떠한 진수성찬도 그리 맛있지 않습니다. 냄새가 없이는 맛도 없는 거죠.

결국 맛있는 섹스에는 그만큼 맛있는 향이 중요합니다.

냄새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좀 많아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섹스에 있어서 최전선은 냄새다”라는 테마로 풀어볼께요.

흔히들 페로몬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겁니다.

페로몬(pheromone)은 1959년에 화학자 아돌프 부테난트가 발견한 물질로, 동물끼리의 의사소통에 사용되는 분비성 물질입니다. 요 물질이 증발하고 공기 중에 퍼집니다. 그러면, 후각적으로 이 분자들을 감지한 같은 종의 다른 동물들은 상대가 전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게 되는 식입니다.

동물들은 인간과는 달리 발정기가 딱 정해져 있잖아요. 근데 그걸 어떻게 알까 했었는데, 바로 발정기때 암컷이 내보내는 성적 페로몬 덕에 수컷이 발기해서 발정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공기중에 무언가를 알리는 수단, 특히 그 무언가를 페로몬이라고 한거죠.

페로몬은 그리스말로 “운반하다”는 페레인(pherein)과 “자극하다”는 뜻을 가진 호르몬을 결합해서 만든 말이라고 합니다. 딱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페로몬의 더 큰 범주인 호르몬은 주로 몸안에서 자신이 자신의 몸을 컨트롤 하는 데 쓰이는 반면, 페로몬은 뭔가를 내보내는데, 그게 상대를 자극하고 컨트롤하는데 쓰이니까요.


실제 쥐나 돼지를 통해 발정기때의 페로몬을 추출해 여러가지 실험을 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몸에서 페로몬을 제거하자, 한참 왕성하던 수컷이 섹스에 대한 욕구를 잃어버린다던지, 적절한 페로몬을 계속 주입했더니, 수컷은 도파민이 계속 나와서 더 건강해졌다던지 뭐 이런 것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향수 회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동물의 페로몬을 추출해 향수로 만들곤 했지요. 실제로 그 페로몬이 우리 후각에 성적인 자극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동물 종류마다 자기네들 끼리만 통하는 특정 종류의 페로몬 (결국 특정 구조를 가진 단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향수회사들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꽃향과 함께 페로몬을 넣어서, 이게 이성을 꼬실 수 있는 향수다라고 광고하지요. 그것도 십수만원의 고가로요. 하지만 속지는 마세요. 아직 인간이 발산하는 페로몬 단백질 구조는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너무 진화되어서 이게 안나오는 건지, 아니면 발견못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이걸 발견한다면 비아그라처럼 대박 상품이 될 거 같습니다.

남성들도 여성을 유혹할 때 향수를 쓰기도 합니다. 보통 남성들에게 잘 알려진 게 “사향”입니다. 비싸지요. 근데 이게 어디서 나오는지 아시나요? 보통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사향노루 수컷의 배꼽 근처 향낭에서 나오는 것이고, 둘째는 에티오피아 수컷 사향고양이 사타구니에서 나오는 거랍니다. 이들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비슷해서 여성의 성욕을 자극한다고 합니다.

배꼽과 사타구니라… 냄새 고약하지 않냐구요? 네, 오줌냄새는 역겹고,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냄새도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건 실제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체액의 냄새가 아니라, 이 체액을 몸에 있는 세균들이 소화하고 나서 배출한 결과 때문에 싫은 거 랍니다.

즉 체액이 몸 밖으로 막 배출한 그 시점에 그 액체의 향과 맛은 나쁘지 않답니다. 파트너와 열정적으로 섹스를 하면서, 한껏 흥분했을때 몸에 땀이 흥건할때, 목이나 등에서 키스했을때 그 땀이 입으로 들어오는데 그게 역겹지 않은 것도 바로 그런 원리입니다.

하지만 그 땀과 함께 배출된 단백질들은 조금 있으면 바로 세균이 먹기 시작합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 세균이 먹고 배출한 결과물이 우리 몸의 때처럼 남아, 좀 시큼하거나, 고약한 냄새가 되는 거랍니다. (그래서 섹스전에 샤워를 하는 게 좋습니다)

세균에 의해 소화되고 발효된 액체가 아니라, 상대의 몸에서 새로 분비되는 체액의 향과 맛은 건강하다면 대체로 좋습니다. 보지에서 신선하게 나오는 사랑의 액체 “애액(愛液)”은 상대방이 건강하다면 적당한 신맛과 함께 은은한 향으로 코를 자극합니다.

당연히 자지도 깨끗히 씻고 나온 뒤라면, 쿠퍼액을 통한 약간의 끈적함과 냄새는 상대에게 매혹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 맛 들어본 적 있지 않나요? 당신 자지의 맛과 향이 좋다고…

끝으로 다소 과학적이어서 재미없어 하실 분도 있겠지만, 제게는 나름 흥미롭게 다가왔던 비즈니스 조선의 기사 하나 공유합니다.

짝짓기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체의 화학작용으로는 생리주기, 섹스, 몸 냄새를 꼽을 수 있다. 2006년 4월 캘리포니아대의 마티 해즐턴 교수는 남자들은 여자들이 배란기에 즈음해서 풍기는 체취에 더 끌리고, 여자들 또한 생리주기의 다른 때보다 배란기에 훨씬 더 남자의 성적 매력에 현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녀 모두 임신 가능성이 높은 배란기에는 상대방의 어떤 조건보다도 성적 욕망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남자의 몸 냄새 또한 여자들의 배우자 선택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과학자들은 여자가 유전적으로 적합한 짝을 고를 때 남자의 몸 냄새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냈다. 남자들의 체취가 밴 티셔츠를 여자들에게 나눠주고 코로 맡도록 했는데, 여자들은 ‘주 조직 적합성 복합체’(MHC·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의 유전자가 자신과 다른 남성의 티셔츠 냄새를 더 좋게 평가했다.

모든 세포의 표면에 붙어 있는 MHC 분자는 면역체계로 하여금 병원균과 세포를 구분하게 하는 단백질이다. MHC 유전자가 다양할수록 면역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MHC 분자는 규칙적으로 교체되어 못쓰게 된 것은 분해되어 땀으로 배출된다. 여자들은 남자 티셔츠의 땀에서 MHC 냄새를 맡고 자신과 유전적으로 다른 남성의 체취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여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다른 MHC를 가진 남자를 짝으로 선택함으로써 근친 간의 성관계로 문제아가 태어날 위험을 사전에 예방한 것이라고 설명된다.

완벽한 남자 고르는법,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2009.5.6 비즈니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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