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일처가 인류에게 자연스러운 걸까요?
일부일처가 자연스러운 것인가라는 주제로, TED에서 강의를 했던 헬렌 피셔는 불륜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합니다.
※ 참고로 헬렌피셔는 미국 여성으로, 생물학적 인류학자이자 인간 행동 연구원이자, 위 주제로 TED에서 명강의를 했던 분입니다. 인디애나 대학교 Kinsey Institute의 선임 연구원이며 Rutgers 대학교 인류학과의 인간 진화 연구센터에 소속입니다.
이 분의 의견을 들어보자면 이렇습니다.
인간은 원래 짝짓기와 번식을 위해 성욕을 발달시켰습니다. 성욕은 강렬한 낭만적 사랑을 불러 일으켜, 상대를 매혹시킵니다. 둘만 있을때는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을 분출시켜 성적으로 짝짓기 즉 섹스를 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진화적, 생존적 측면에서 보자면, 일부 일처는 최상의 해결책이 아닙니다.
이왕이면, 다른 여성과도 짝짓기를 해야, 번식측면에서 더 좋기 때문입니다. 파트너 A와 두자녀를 낳고, 파트너 B,C에게서도 자녀 두명씩 낳았다면, 어떤 재해적 상황에서도 자손이 살아남아 DNA가 유지될 확률은 더 큰 것이니까요. 그래서 많은 동물들이 일부다처로 살아가는 겁니다.
반면에 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하므로써, 그녀는 추가로 선물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원시 시대였다면, 음식과 자원, 옷 가죽, 추가적인 보호 였겠지요. 어떻게 그러냐구요. 이 여성의 남편이 사고로 다쳐서 죽으면, 이 여분의 애인 중 한 명이 들어와서 그녀와 그녀의 아이들을 도울 수 있을테니까요. 어쩌면 그 애들을 자기 아들처럼 이 애인이 키워줄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는 인류진화적인 관점에서 여러 상대를 동시에 갖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겁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행복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도 바람을 피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게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적당한 바람으로 건강하게 된다고도 하구요.
인류학자이자, 인간 성의 기원에 대해 연구한 크리스토퍼 라이언도 인간은 잡식성 성관계를 하도록 되어 있고, 그래서 10년정도면 새로운 관계를 하는 게 맞다는 주장까지도 하고 있답니다. (그의 TED강연도 한번 들어보세요. https://www.ted.com/talks/christopher_ryan_are_we_designed_to_be_sexual_omnivores?language=ko)
따라서, 아내와 함께 있으면서, 다른 여성에게 눈이 돌아가는 것, 다른 여성과 섹스를 꿈꾸는 것이 인류진화측면에서 당연하다는 것이지요.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나의 잘못도 파트너의 잘못도 아닌 겁니다.
일부일처를 설계한 것은 사회(또는 국가 시스템)이지, 우리 개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이란 말이 없던 고대에는 국가를 유지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지역 및 가족단위로 관리하는 거였습니다. 가족이 아니라면, 세금, 사회 복지, 법령 전파를 개개인별로 알리고 교육하고 전달하는 것은 엄청나게 비효율적이겠지요. 따라서 가족단위로 관리하는데는 일부일처가 효율적이었고, 그래서 결혼 일부일처가 절대 선이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사실 다부다처가 일반적이었다면 가족이라는 한계가 매우 모호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국가라는 체계를 만들어 세금을 걷고 법률을 만들어 국민을 관리하는 게 지금과는 많이 많이 달랐을 겁니다.
요약하면, 사회가 결혼제도를 최고의 선으로 규정하고, 다른 파트너를 동시에 만나는 것을 불륜으로 정의하면서 본능에 반하는 혼선이 생긴겁니다. 항상 자연스러운 행동을 억지로 막는 것은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지요. 결혼외의 성관계를 악으로 규정짓다보니까, 배신과 거짓말, 속임수와 상실이라는 게 필연적으로 따르게 됩니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결혼이 앞으로도 영속적인 제도로 남으려면 인간의 본성을 어떤 미리 정해진 형태로 억누르려고 하기보다는 인간 본성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자연 동물들의 세계에서는 다부다처 형태의 양태들도 많이 보인답니다. 그 얘기는 다음번에 자세히 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