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성을 공부해야 할까? – 카마수트라적입장에서

성은 본능적인 것이라, 구지 공부를 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저두 2~30대 때에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동물들 보면, 특히 부모에게서 떨어져 입양받아 홀로 키운 강아지도 발정기가 되면 자연적으로 교미를 하려고 하니까요.

하지만, 인간은 동물과 달리,

  • 발정기가 따로 있지 않다는 것,
  • 반드시 임신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것,
  • 순전히 유희를 위해 할 수 있고, 그 유희는 파트너와 함께 무엇인가 합일의 느낌에서 더 없이 커진다는 것

그러면서, 왠지 무언가 좀 더 있을 거 같았고, 그래서 여러가지 잡다구리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픽업아티스트들의 여자꼬시는 법부터 시작해서, 애무법 등등 말초신경적인 것부터 보았는데, 왠지 이들의 책은 얕고 신뢰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소녀경이나 카마수트라같은 고전을 접하게 되었는데, 왜 고전이라고 하는지, 왜 성스러운 경전이라 하는지 좀 알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카마수트라를 예로 들어볼께요.

인도는 베다(Veda)시대부터 해서 역사가 아주 길지요. 기원전 1500년쯤에 힌두교가 만들어졌고, 계속해서 1,000년간 나름 종교이자 인도의 학문으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종교인만큼, 생을 정의하면서, 인간을 관통하는 4가지 요소라고 답변을 주는데, 바로 그 4가지 안에 섹스가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4대요소중에 하나인 섹스(카마)에 대해 아주 심도있는 학문화를 한거지요. 물론 이거 모른다고 섹스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카마수트라에서는 이를 통해, 완성된 삶을 살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말 나온 김에 힌두교에서 얘기하는 인생 4단계(아슈라마라고 한다네요)를 적어볼께요.

  1. 범행기(梵行期, brahmacarya) : 태어나 청년될때까지, 베다 경전과 삶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학습기입니다. 우리로 치면 대학생까지가 해당되는데, 물질, 권력, 지위 등의 성취를 의미하는 아르타(Artha)를 얻기위해 준비하는 시기라고 보면 됩니다.
  2. 가주기(家住期, grhasthya):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시기로, 자식도 낳아 기르는 시기입니다. 당연히 섹스가 필요하겠죠. 그래서 육체적 쾌락과 환의를 뜻하는 카마(Kama)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3. 임서기(林棲期, vānaprastha) : 말이 어려운데, 일종의 은둔기로, 애들도 컷겠다, 부인과 함께 숲속으로 은퇴해서 진리를 추구하며 종교적 수행을 하는 단계입니다. 이때 추구하는게 다르마(Dharma)라고 해서, 우주의 근본질서이며 인간이 따라야 할 윤리적 규범을 추구하는 겁니다. 도를 아십니까 같은 느낌이지요.
  4. 유행기(遊行期, Sannyasa) : 끝으로 앞서 있던 세속적 욕망을 완전히 차단하고 마치 불교의 해탈에 달하려는 시기입니다. 죽으면 갠지스강으로 돌아가 윤회를 하던, 해탈을 하던 하게 될 시기이죠. 이 해탈의 단계를 모크샤(Moksha)라고 합니다.
출처 : 아틀라스뉴스(http://www.atlasnews.co.kr)

물론 저는 윤회를 믿지 않기에, 모크샤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카마(성)가, 아르타(제 주관적 해석으로는 지식)와 다르마(제 주관적해석으로는 삶의 지혜)와 함께 대등한 하나의 요소로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20년간 학교에서 아르타를 찾고, 교회에 가서 평생동안 다르마를 추구합니다. 그만큼, 저는 제가 살아 움직이는 한 카마를 연구해보고자 합니다.

성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나름 풀어봤는데 여러분께서 느끼기에 어째 괴변이었을까요?


게시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