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의 퀴어축제로 요새 얘기가 많습니다. 정권이 바뀌니, 동성애자를 압박하는 분위기가 물씬 느껴집니다. 동성애도 그런데, 트랜스젠더는 얼마나 힘들까 싶네요.
참고로 저는 이성애자이지만, 동성애, 양성애, 트랜스젠더, 크로스드레서 등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 존중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자연의 이치가 남성 여성 유별한데, 정신병자들이 그걸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헤짚어놓고 있다는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자연계에도 남녀 이외의 성(性)을 가진 생물도 있습니다.
원생 동물의 섬모충 중에 성별이 두개가 아닌 3개 이상 여러개가 되는 놈이 꽤 있다고 합니다. 발견된 것만해도 38종류나 된다고 하네요.
뭔 얘기냐? 말이되냐 하겠는데, 그냥 이런 겁니다. 우선 이 섬모충의 생식기는 다 비슷합니다. 다만 접합하는 유형이 다르다는 건데요. 이 섬모충은 난자 정자 대신, 대핵과 소핵이라는 두 핵을 가지고 있으며, 소핵이 분열하여 생긴 핵을 교환함으로써 유전자가 교환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테트라히메나 테르모필라( Tetrahymena thermophila)라는 섬모충은 7종류의 접합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자기랑 다른 종류와는 섹스가 가능한데, 자기랑 같은 접합형끼리는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우리 인간은 남녀 두개의 성이므로, 50% 파트너만 상대할 수 밖에 없지만, 7개의 성이 있다면 85.7%나 되는 상대와 접합이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같은 종류끼리 접합하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유전적 다변성을 가지기 어려워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섬모충말고 균류에는 자웅동체를 가진 것들도 있습니다. 자기 몸 안에 암컷, 수컷의 양쪽 기능을 모두 가진거죠. 연체동물인 달팽이, 환형동물인 지렁이가 난자를 만드는 난소와 정자를 만드는 정소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환경에 따라, 암수로 변하는 겁니다. 물론 자기 스스로 혼자 섹스를 해서 후손을 정할 수는 없지만, 암컷 역할을 하는 파트너를 만나면, 자신은 숫컷 역할을 하는 자지를 내밀고, 숫컷 역할을 하는 파트너를 만나면, 보지를 내밀어 암컷을 해내는 거지요.
긴 인류 진화의 흐름에서 보면, 생물학적으로 성은 정말 다양하게 진화해왔습니다.
우리 인간도 그 중 하나의 갈래이구요. 우리 현재 외면만 보고,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좀 너무 근시안적인 거 같아요. 형이상학적 존재인 인간은 유전적으로 밝혀진 내용만 보고, 그래야 한다고 정의내리는 것도 좀 어딘가 아쉽습니다.
인간은 정신적인 존재이고, 인식의 존재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동성애로, 양성애로, 트젠으로 느끼는 사람은 외톨이로 사실 사회에서 굉장히 외로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소수를 무시하기 보다는 그들도 사회 울타리 안으로 포함시키고, 사회에 어떤 마이너스 효과만 없는 한, 함께 어우러져 사는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네요.
물고기인 놀래기도 한몸에 난소와 정소를 같이 가지고 태어납니다. 어릴때는 암컷이다가, 나중에는 수컷이 되는 성전환 물고기입니다. 즉 역할에 따라 탑했다 바텀했다 하는 셈입니다. 횟감으로 많이 먹는 감성돔도 자웅동체로 태어나는데, 어릴 땐 수컷이었다가, 5년생이 되면 암컷이 된다고 합니다. 역시 남자가 늙으면 여자처럼 눈물도 많아지고 하는게 자연의 섭리인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