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여자간에 이 얘기를 할 때가 있지요. 섹스하면 누가 더 좋을까?
정답은 과학적으로도 여성입니다. 여성의 흥분과 관련된 신경세포가 남성보다 훨씬 많기도 하고, 그만큼 오르가즘에 다다를 때는 남자는 상상할 수 없는 환희를 느낀다고 합니다. 실제 미국 대학의 섹스 관련 학가에서 이미 여러가지 실험으로 이 주제에 대한 답은 증명이 되었지만, 그런 것 없이도, 수천년전에 그리스에서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그 사람은 테베의 유명한 예언가, 테이레시아스입니다.
테이레시아스는 펠로폰네소스의 킬레네 산을 올라가다가 뱀한쌍이 교미하는 걸 보게 됩니다. 동물의 섹스도 존중해야 할 것을… 테이레시아스는 갖고 있던 지팡이로 둘을 갈라 놓은 다음, 그 지팡이로 암컷을 내려찍어 죽입니다.
제우스의 부인이자, 질투의 화신이기도 한 헤라가 페미니스트였는지, 암컷을 죽인 테이레시아스에게 대노해서는 그를 여자로 변신시켜버립니다. 갑자기 가슴과 엉덩이, 보지까지 생겨버린 테이레시아스, 강제로 성전환 수술이 되버린 거죠. 그는 하는 수 없이, 헤라의 여신관이 됩니다. 그리고는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으며 살았다고하니, 완벽히 여자가 된 셈이네요.
여자가 되고 나서 7년뒤, 테이레시아스는 또다시 교미하는 뱀들과 마주쳤습니다. 뱀은 오랜시간 섹스를 하는 동물이라서 그럴까요. 잘도 발견되는 군요. 테이레시아스는 이번에는 지난번과는 반대로 숫놈을 때려 죽입니다. 그랬더니, 남자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즉 테이레시아스는 남자와 여자의 경험을 모두 가진 인물이 된 셈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름니다. 제우스와 헤라 부부가 얘기중 논쟁이 붙었습니다. 섹스할때 남녀 중 누가 더 좋냐는 거지요. 헤라는 남자라고, 제우스는 여자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남녀 모두 경험해 본 테이레시아스에게 묻기로 한거죠.
테이레시아스 왈, 남녀의 쾌감을 합친 것이 10이라면 남자가 느끼는 것은 1, 여자가 9라고 답합니다. 테이레시아스 덕분에 질투의 화신 헤라는 말싸움에 제우스한테 지고 말지요. 헤라도 한 성깔하잖습니까. 지편 안들어줬다고 테이레시아스를 장님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테이레시아스에게는 정말 아닌 밤중에 홍두깨지요. 제우스는 테이레시아스에게 미안해하고 불쌍히 여깁니다. 자기 편들어 주다가 그런거니까. 그래서 제우스는 테이레시아스에게 육체적인 눈 대신 미래를 볼 수 있는 눈을 주고, 수명을 보통사람의 7배로 늘려줍니다.
바로 이렇게 눈먼 장님 예언가 테이레시아스가 나온겁니다. 그리고 그 얘기가 오이디프스 얘기로 이어집니다.
어느날, 오이디프스 콤플렉스(증후군)로 유명한 바로 그 오이디푸스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그는 오이디프스에게 ‘너 엄마랑 섹스할거다’라고 예언하게 되지요. 바로 그 발언한 사람이 테베의 장님 예언가 테이레시아스이다.
※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남자아이가 엄마를 독차지하려고, 아빠를 경쟁 상대로 보고 콤플렉스를 느끼며 질투하고 미워하는 현상
끝으로 말 나온 김에 좀 아는 체 할 법한 거 하나 더,
테이레시아스는 님프(nymph)의 아들입니다. 님프는 팅커벨처럼 숲속의 예뿐 요정들로 묘사되지요. 신화에서는 벌거벗은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로 말입니다. (바다의 님프로는 세이렌이 있습니다. 세이렌은 설명하자니, 넘 길어지겠네요. 네이버 찾아보시고… )
님프는 남성을 유혹하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그래서, 영어로 님포마니아(nymphomania)는 섹스광, 그것도 병적으로 섹스에 미친사람을 말합니다. 님프가 여성이었으므로, 밝히는 여자들을 주로 이렇게 말하곤 하는데, 아무래도 저도 일면 남성버전 님포마니아가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