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차에 가면 목소리가 커집니다. 주변 소음이 커서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여자분들이 근처에 있을 때 좀 더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여자와 1:1로 단둘이 있을 때 남자는 목소리를 별로 높이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경쟁이 없으니까 그러는 거겠지요.
봄에 잠 못 들게 시끄럽게 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게 개구리입니다. 정말 단체로 개골 개골 끝도 없이 울어 댑니다. 인간이었다면 성대 다 나가버릴 정도이지요. 왜 그럴까요?
네, 수컷들이 단체로, 암컷들에게 나랑 좀 하자, 내 목소리 이렇게 우렁차다, 나 좀 괜찮은 놈이다 뭐 이렇게 계속 외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딱 이때가 모든 개구리의 발정기이므로, 이때 아니면 남자 구실 한번 못하고 개구리의 삶을 마감해야 하므로, 필사적으로 우는 겁니다.
봄에만 시끄러운 것도 아니지요. 한여름이 되면, 매미들이 또 엄청난 데시벨로 울어 제낍니다. 정말 그 작은 곤충이 어떻게 그렇게 큰 소음을 내는지 놀랄 지경입니다. 매미가 성대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네 매미는 몸 안에 진동막이 있어서 이걸 흔들어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그 작은 몸통으로 별 소리도 안 날 것 같은데 말이지요. 하지만 매미의 뱃속이 비어있어서 작더라도 공명 현상이 생겨 그렇게 소리가 점점 커지게 된다고 합니다. 어찌 되었건 그렇게 몸이 부서져라 암컷들에게 어필하는 겁니다.
하긴 매미는 짧으면 5년, 긴 놈은 15년 동안 땅속에서 애벌레로 살다가, 딱 한 해, 그것도 한 여름 며칠 동안만 매미 성충이 되어 섹스만 하고 죽는 인생, 아니 충(벌레충, 蟲)생입니다. 그러니 온몸을 바쳐 우는 것도 이해가 되네요.
그러니, 여성 분들 남자 목소리 좀 높였다고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다 그저 당신에게 어떻게 든,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까요.
말 나온 김에 개구리에 대한 특이한 거 하나더.
개구리는 체외수정을 하지요. 포유류처럼 몸 밖으로 튀어나온 자지가 없기 때문에 삽입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이들의 섹스는 암컷이 난자로 된 알을 몸 밖으로 배출하면, 그 위에 정자를 오줌처럼 흩뿌리는 것으로 섹스를 합니다. 흠… 고작 이런 과정을 위해서 개구리는 한 여름밤에 그렇게 목청 껏 울부 짓고, 또 울부 짓는 겁니다.
저두 시냇물에 놀러갔다가 위와 비슷한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수놈이 암컷 개구리의 등짝에 꼭 달라붙어, 제발 알좀 배출해 하면서 붙잡고 늘어지는 장면말이지요. 정말 성욕은 대단한 거 같아요.
개구리도 그 짧은 사정의 순간을 위해 그토록 필사적인데…
우리 남성분들, 필사적으로는 아니어도, 진심을 다해 섹스 하도록 합시다